유진의 분노에 희성은 자신의 집안이 자기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심한 일을 저질렀다는 것을 직감합니다. 그렇게 세 남자의 만남이 끝납니다.


유진, 희성, 동매는 모두 애신을 생각하며 밤을 보냅니다.


화월루에 조선인 의병이 스파이로 잠입해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주인은 목숨이 위태로워지자 화월루를 동매에게 넘깁니다.


애신은 자신과 유진이 구해주었던 의병이 무사한지 묻고 포수는 무사히 살아있다고 대답합니다.


"네가 살린 그 아이 이름이 소아다. 너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해달라는구나."

"이름도 모를 뻔했습니다."

"듣고 잊어라. 그들은 그저 아무개다. 그 아무개들 모두에 이름이 의병이다. 이름도 얼굴도 없이 살겠지만, 다행히 조선이 훗날까지 살아남아 유구히 흐른다면 역사에 그 이름 한 줄이면 된다."


고종은 동양인의 얼굴을 한 미국의 사내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만나고 싶어 하였고 그의 기별을 유진에게 전하는 사람은 다름 아닌 쿠도 히나입니다.


장포수는 애신의 조부 고사홍을 찾아가 정체가 발각된 의병이 있으니 도와달라고 요청합니다. 사홍은 예전에도 도와주었다가 자기 아들이자 애신의 아버지가 목숨을 잃었다며 애신을 막지는 못하더라도 어느 정도 안전하게 해달라며 부탁하고 그를 도와줍니다. 그러나 이 모든 걸 듣고 있던 애신은 포수에게 다음번에는 모른척하며 일에서 빠질 테니 이번만큼은 자신이 구한 여인이기 때문에 직접 나서겠다고 말합니다.


"거사 장소는 제물포입니다."

"예."

"누굴 닮아 이러시는지 두 번 묻지도 않고 그저 예."

"예?"

"그의 목숨도 달렸지만 애기씨 목숨도 달린 일입니다."

"예"


드디어 고종을 만난 유진은 히나의 말대로 영어로 말하며 역관을 통해 고종과 대화합니다. 하지만 역관은 유진이 말한 그대로 통역하지 않고 일본이 유리한 대로 바꿔 말합니다. 그때 같은 자리에 있던 궁내부 대신이 유진이 조선말로 말하는 것을 전에 들었던 덕분에 그제야 유진은 영어가 아닌 조선말로 직접 고종과 대화하고 역관은 당황하며 자리를 뜹니다.


"폐하의 백성 중 많은 이들은 제 본이 어딘지 모릅니다. 제 본이 어딘지 모르는 것은 노비는 성이 없어 주인의 성을 따르는 경우가 많은데 제 아비의 첫 주인이 최가라 제 아비와 제가 최가입니다. 제 어미는 그마저도 없이 죽었습니다. 제 아비와 어미는 노비였습니다."


희성은 우연히 전당포 앞에서 어머니를 만나게 되고 자신이 태어나기 전 무슨 슬픈 일이 없었는지 물어보지만 모른 체하며 자리를 뜹니다.


동매는 의뢰를 받아 상해로 도망치려는 의병을 잡기 위해 제물포로 오게 됩니다. 뭔가 이상함을 느낀 동매는 그들이 제물포가 아닌 한성에서 기차를 타고 도망치려는 계획을 알아차렸지만, 주변에 있던 의병들이 총을 쏘며 공격하는 바람에 제물포에 발이 묶이고 맙니다. 그리고 동매 일행을 공격했던 의병들 사이에는 애신도 있습니다.




포수는 유진에게 가서 그녀가 무사히 상해로 갈 수 있게 도와달라고 부탁합니다.


"날 뭘 믿고. 조선인을 아무 뜻 없이 도울 리가."

"스스로 팔을 쏴서라도 그 여인을 구했잖소."

"틀렸소. 내가 구한 여인은 그 게이샤가 아니오. 고애신이지."


카일이 남자로 변장한 그녀를 무사히 상해로 보내기 위해 함께 가기로 하고 이를 눈치챈 역관 임관수도 돕겠다고 말합니다.


"경무청이 한성을 빠져나가는 통로를 막고 게이샤를 찾고 있지요. 헌데 이런 시기에 마침 카일 나리께서 여행을 가신답니다. 그것도 모르는 사내와 함께 동행하셔서요. 분명 그 사내(게이샤)를 도우려는 것이지요. 그럼 당연히 이 일은 제 일이 아니겠습니까?"

"그대가 왜?"

"조선인이니까요. 여기 계신 그 누구보다도 제가 제일 조선인일걸요. 그러니 저만 믿으십시오."


희성은 우연히 양복집에서 일을 하던 사내를 만나 애신이 해마다 양복을 지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고 무슨 용도로 쓰고 있는지 궁금해합니다.


한편 제물포에서 의병을 쫓던 동매는 복면 사이 눈을 보고 그가 애신임을 직감하고 겨누던 총구를 내려 다리를 명중시킵니다.


동매는 제발 자신을 방해하던 그자가 애신이 아니길 빌고 기다렸지만, 자신의 앞에 나타난 사람은 역시나 애신입니다.


"비키게. 죽여버리기 전에."

"그건 제가 더 빠르지 않겠습니까? 애기씨."

"그런가? 아닌 거 같은데. 난 해도 자넨 못 할듯 싶은데."

...

"오지 말랬더니 기어이 와선 그것까지 아십니까."



"힘들면 그만해도 되는데."

"그만하는 건 언제든 할 수 있으니. 오늘은 하지 맙시다. 오늘은 걷던 쪽으로 한 걸음 더. 그러니 알려 주시오. 통성명, 악수 그리고 뭘 해야 하는지?"

"못 할거요. 다음은 hug라."

...

"h는 내 이미 다 배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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